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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짐

기록

카카오 2021 서비스비즈 인턴십 면접 후기와 다짐

yenny_note 2021. 6. 9. 21:00
내가 카카오 인턴 면접을 보고, 바로 티스토리를 개설한 이유

 

1.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구석구석 뜯어서 분해하고 보고서 티스토리에 기록하기

2. 이를 바탕으로 올해, 단 한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라도 만들어보기

 

 

 

  지난 월요일, 카카오 2021 서비스비즈 인턴십 면접을 봤다.

'교수님과 토론하듯이, 회의 진행하듯이 이야기하고 나오자'가 목표였다.

많이 긴장해 다소 말이 길어지긴 했지만 크게 당황하는 것 없이 면접이 잘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 이 서비스에서 이러한 점이 좋았다. 이런거 있어요?"

 

  순간 머릿 속이 너무 복잡해졌다.

수 많은 서비스들이 스쳤다가 사라졌다. 어떤걸 찝어서 말씀을 해드려야하지?

혹자는 그런 질문도 예상하지 못했냐라고 말할 것이다.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 면접이 끝나고 나서는 우르르 머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여러 서비스들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제때 나오지 않았다.

그 간단한 질문과 면접관님의 너 정말 서비스 기획자니? 라고 묻는 것만 같은 눈빛을 보고 나니, 모든 말이 상투적일 것 같았다.

무거운 분위기도 아니였고, 정말 편하게 물어봐주셨음에도 여러 말이 뒤섞인 머리는 제대로 된 문장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나 혼자 과몰입한 질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하나 콕 찝어 바로 말하지 못한 모습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몇 초가 지나고, 나는 내가 제대로 기획자의 입장에서 '내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분석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들은"이러한 서비스가 이래서 좋고 이러한게 좋다고 하구요. 이래서 기분이 좋구요...."

모두 다 사용자의 입장이였다. 

 

서비스 기획자를 꿈꾼다면, 한 서비스를 뼈가 보일 때까지 물어 뜯어봐야하지 않을까?

 

  디자인과를 졸업했지만, 지난 프로젝트들을 돌아봤을 때, 난 기획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모든 프로젝트들에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유저 리서치, 해결 방안을 내는 기획을 해오면서 주변에서 "너는 기획을 참 잘 해.""너가 했던 서비스 기획 교수님이 칭찬 하시더라." 이런 말들을 들어왔다.

 

  나는 그 말들에 "어, 나 기획 잘해? 나 좋은 아이디어, 해결방안 내는거 잘해? 상도 받고 반응들이 좋았어? 몇 번 앱 기획해봤더니 반응 좋았네? 그럼 나 기획자!"라고만 생각해온 것이다. 그냥 '기획자'라는 하나의 큰 카테고리에 나를 집어넣기 바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분석, 그리고 해결방안..그게 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진짜로 서비스 기획자로서 성장해나가고자 한다면 그만큼 기존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분석의 과정이 있었어야 한다.

왜, 어린 시절 스피커 한번 쯤은 분해해본 사람들이 공학도가 된다고 하지 않나.

  나의 서비스 분석은 이 부분은 조금 개선 됐으면 좋겠고, 여긴 왜 이렇지? 아 불편해. 이 정도의 '사용자라면 할 법한 것들'에 그치진 않았나?

제대로 본인만의 공부 방법을 익히지 않고선 요령껏 몇 번 시험 성적 잘 나온걸로 난 내가 공부를 잘 한다고 착각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디자인학과 졸업장을 2개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만약 면접에서 다양한 시각적 작업물을 만들고 콘텐츠 기획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면(물론 이 역시 디자이너로서 사랑하는 일이긴 하다. 디자인을 잘하는 기획자, 기획을 잘하는 디자이너가 꿈이기에) 어쩌면 면접을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턴 역시 서비스 기획 뿐 아니라 UX/UI, BX, 일러스트레이션 다양한 직무 탐색의 기회를 열어놓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카카오에 가서 서비스 기획을 탐색 하고 싶다고, 그 후에 UX/UI, BX, 일러스트레이션 어떠한 방향으로든 성장해보고 싶다고 말한 사람이다. 그 말의 근거를 앞으로 댈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서비스 몇 개 기획해본 걸로는 부족하다. 

 

면접을 보고

 

  위와 같은 질문에 답변을 마친 나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니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아,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언어 공부보다 더 앞서, 내가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하고싶은 일이 떠올랐다.

 

1. 내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구석구석 뜯어서 분해하고 보고서 티스토리에 기록하기

2. 이를 바탕으로 올해, 단 한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라도 만들어보기

 

  물론 아직 면접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내가 좋은 자극을 얻었다는 것이다.

위의 두가지를 목표로 앞으로 글을 써내려 가자

어떠한 책을 읽기 보다는, 서비스를 분석하고, 끈질기게 잡고 늘어져봐라

 

  이걸 제대로, 꾸준히하지 못했던 내가 이러한 조언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 그리고 오기가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

앞으로 디자인을 잘하는 기획자, 기획을 잘하는 디자이너로서, 서비스 기획자로서 아장아장?ㅎㅎ....걸어나가자.

 

+ 혹시나 모든 면접이 끝나기 전에 글이 올라가서 누군가 보게 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될까

예약을 걸어놓는다. 다시 올 땐 글을 들고 오는걸로! 분석글 중간중간에 현직자 인터뷰를 하며 추천받았던 책들을 소개하고 소감을 적고 싶다.